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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침

그녀의 동물은 질겨

1
여자에게 고민이란 바로 이런 것
왜 나의 不感은 感이 되지 않는 걸까
이렇게 쉽게 펑, 젖으면서도 말이지
왜 나의 感은 不感이 되지 못하는 걸까
이렇게 체중계가 휘청, 하는데도 말이지

2
엄마가 도끼로 책상 서랍을 찍을 때
그 아래 그저 졸고만 있던 여자가 있었다
서랍에서 끄집어낸 검은 봉지가 찢어발겨졌고
피에 젖은 채 돌돌 말린 수십 개의 생리대마다
아름답다, 빨간 리본이 묶여 있었다
성탄절 소나무에 오너먼트로 쓰면 예쁠 것 같아서
기쁘다 구주가 오셨으니까
이는 나의 거룩한 동정.
메리 크리스마스야

3
위에서 아래로가 아니라
아래에서 위로만 밑을 닦는 여자가 있었다
모두가 똥을 누고 살지마는
모두가 똥을 누지 않는 얼굴로 살지마는
꼭 그렇게 밑 닦은 휴지를 펼쳐 보여야만
딸꾹질이 가시는 저 신경과민의 여자에게
거기 털을 한 움큼 잡아 뜯어 잘근잘근 씹는 남자,
사랑이야

4
아버지가 곧 죽는다 하였는데
옷 투정하다 끝내 임종을 못 지킨 여자가 있었다
그렇게 매일 입을 옷이 없어
발가벗은 채로 약속 장소에 나가있던 그녀였다
그러니 누가 여자에게 돌을 던질까 하였거늘
헤어진 애인은 냅다 여자의 옷장에다 불을 질렀다
 옷장 가득 내가 사준 옷들 활활 잘 타라고
이로써 여자는 더욱 확고해졌다,
씹새야

5
배불러 배불러 부른 배를 두드리면
배 깎아드릴까요 나주배를 사러 가던
가끔은 그렇게도 귀엽던 한 여자가 있었다
물론 그길로 집을 나가
여태 돌아올 줄 모르지만
여보세요 여보세요 하다가 여보가 된 사연
어디 한둘일까
세상 많은 여보들로
우린 모두 일촌이니 부디,
걱정 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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